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 자료

유교 윤리의 생명윤리적 함의 (4월 12일)

회의간행물

등록일  2012.06.11

조회수  2282

- 주제 : 유교 윤리의 생명윤리적 함의
- 연자 : 강한록 선생 (옥스퍼드 대학교)
- 일시 : 2011년 4월 12일(화) 오후 12시 ~ 1시
- 장소 : 신촌 세브란스병원 종합관 6층 650호 교수회의실

4월 12일(화) 세미나 요약문.pdf

 

 

지난 4월 12일(화)에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의학사를 연구한 강한록 선생과 유교 윤리에 대한 이해와 대만의 Daniel Fu-Chan Tsai가 주장한 유교윤리 관점에서 보는 생명윤리와 생명윤리에서의 자율성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가윤리관의 기초

유가윤리관의 기초는 가족윤리라고 말하고 있다. ‘나를 미루어 남을 아는 것이지, 처음부터 보편적 겸애로 들어갈 수 없다.’ 이 말처럼 보편적인 사랑은 있을 수 없고, 나, 나와 부모의 관계, 나와 형제의 관계, 나와 가까운 가족관계에서 윤리가 출발한다고 보고 있다.

- 유학은 ‘복수’를 어떻게 보았는가?

유학에서는 복수를 인정하고 있다. 중세논리에 대한 보수성은 현대적인 관점과는 모순이 있다. 아래의 예들처럼 유학에서의 ‘의’는 복수와 오륜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 자하가 공자에게 물었다. “부모의 원수에 대해서 어떻게 처신해야 합니까?”공자가 대답하기를, “거적자리 위에서 자고 방패를 베고 자며, 벼슬을 하지 말고 원수와는 하늘을 함께 해서는 안 된다. 만약 시장이나 조정에서 마주치면 무기를 가지러 집으로 돌아올 것 없이 그 자리에서 싸워야 한다.”

“형제의 원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신해야 합니까?” 공자가 대답하기를, “벼슬을 하기는 하되 나라를 같이 하지 말고, 임금의 명을 받들어 사신으로 나간다면 원수와 마주치더라도 싸우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종부와 이종형제의 원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신해야 합니까?” “원수 갚는 일에 앞장설 필요는 없지만, 주인(‘종부형제’의 아들)이 원수를 갚고자 할 때는 무기를 들고 지원해 주어야 한다.” - 『禮記』「檀弓」上

- 유학의 자유란?

서구에서는 자유를 개인이 타인의 자유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한 권력이나 법은 개인을 간섭할 수 없다는 불간섭의 원칙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외적의 속박으로 벗어나는 정치적 자유라고 볼 수 있다.

유학에서의 자유란 개인이 자기 내부의 절제되지 아니하고 여과되지 않은 1차적 욕망을 극복할 때 얻어지는 자유, 즉 도덕적, 내면적 자유라고 보고 있다. 또한 자신의 권리나 자신의 몫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 보다는 자아극복, 어질게 베품, 조화, 중용, 어진 등의 윤리규범이 강조하였다.

+ “내 나이 칠십에 이르러서는 마음대로 하고 싶은 바를 다 좇되 도덕규범에 어긋남이 없었다.” : 공자의 고백으로 자신의 심성을 공동체에 조화롭게 이루는 게 목표라고 보았다.

+ “나는 하늘을 원망치 아니하고 또한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 탓하지 않는다.” (논어) : 모든 것을 내면화하고 스스로 속박하는 것이 옳다고 보았다.

+ “이기심을 극복하여 예로 돌아감이 인이다” [논어] : 개인의 욕망을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 “안회는 정말 훌륭하구나! 보통 사람은 한 덩이 밥과 한 국자의 국으로 더러운 골목에서 견디기 힘들어 하는데, 그는 여전히 즐거움을 잃지 않는 구나. 안회의 덕은 정말로 훌륭하다!” [논어] : 안회의 덕은 외적인 어려움과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내적의 성찰을 통해 이겨내어 공자로 하여금 깊은 감명을 주었다.

- 유학이 바라본 인간존엄

서구에서의 인간존엄이란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평등하다’라는 전제로 합리적인 자율성을 가지고 있는 모든 인간은 합리적 판단과 이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이 말처럼 인간은 모두 평등하며, 도덕적인 관념은 포함되지 않았다.

유학에서는 인간존엄을 서구의 인간존엄과는 다르게 ‘인간은 도덕적 자기완성을 이룰 수 있는 잠재적 성능을 지닌 존재로서만 평등하다’는 말로 모든 인간이 자기 성찰이나 교육에 의해서 잠재적인 도덕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이 존엄하다고 보았다.

- 관계중심 윤리

서구에서의 관계란 각기 다른 인간관과 사회관을 갖은 개체주의 관계라고 보았다.

유학에서의 관계란 ‘관계 속의 자기’, ‘관계 속의 맘’이다. 서구에서와 같이 한사람의 개인 이름을 부른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에서는 유교적인 전통으로 누구의 아버지, 누구의 어머니 등으로 불리고 그것을 통해 관계를 형성한다. 한마디로 개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족) 중심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관계 속에서의 부정적인 점은 이런 관계가 오래 지속되면, 사적, 공적 영역이 겹치게 되어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에 심정적인 부분이 들어가 현실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제도, 법 공적인 영역에 대해서 까지 불신하게 되여, 차라리 유교전통에 의해서 법이나 제도 보다는 수신제가해서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게 된다.

- 덕 중심의 윤리학

유학에서 상업은 천대받았다. 의료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부모가 살아 계실 때 자식들은 저축이나 가축을 소유할 수 없었다고 보았다. 가족공동체를 내세웠을 때 사익은 추구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요즘 현대사회에서는 개인의 이익이 매우 중요하지만 유학에서는 개인이익은 뒤로 물러나 있기 때문이다.

+ “군자는 무엇이 의로운가에 마음을 쓰고, 소인은 무엇이 이익을 가져오는가에만 신경을 쓴다.” [논어] : 대의명분이 맨 앞에 있다고 볼 수 있다.

+ “군자는 덕을 쌓은 데 마음을 바치고 소인은 경작지 확보에만 눈이 벌겋다”[논어] : 공공의 선을 전면에 내세워서 추구하고 있다.

+ “만약 사람이 마음씀이 사익추구에 있다면 그는 어질지 못하게 되고, 만약 사람이 어짐에 마음을 쓰면 그는 부자가 되지 못할 것이다” (맹자)

+ 유학은 이익 분쟁시 ‘각자의 권리확인’ 측면에서의 갈등해결보다는 당사자간의 화해나 사익양보를 추구한다. 법정 안에서 정의를 내리기보다 법 밖의 테두리에서 해소하길 바라며, 양쪽이 법적인 분쟁으로 가기 전에 타협이나 중재하기를 바란다.

- Daniel Fu-Chang Tsai의 유학 분석

대만의 철학자이자 의사인 Daniel이라는 학자는 서구의 의료윤리의 네 가지 원칙과( 자율성, 선행, 악행금지, 정의) 유학의 전통이 어떻게 부합을 하는 지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그래서 내려진 결론은 유학에서도 ‘인’라는 측면에서 선행을 해야 하며, 악행금지에 대하여 다루어지고 있고, 대안이 있다고 보았다. 허나 유학에서의 자율성과 정의(justice)의 측면은 서구에 비해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그 이유는 자율성에서는 개인의 이익, 권리가 약하게 다루지기 때문이고, 정의 또한 쟁취에 대상으로 보지 않고 도덕적인 측면으로 강조하였기 때문이다. 유학에서의 강점은 ‘중용의 조화로움’이라고 보았다. 중용을 통해 원칙들에서 나오는 갈등을 조정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 중용의 윤리학은 균형만을 추구하는가?

‘중’이라는 것은 아직 생물학적인 원칙에서 희노애락(喜怒哀樂)의 현상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태라고 보았다. 또한 중용의 미학은 시중, 때에 맞게,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고, 시기적절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윤리성이라는 것이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 질문 및 토의

+ 안락사, 존엄사, 웰다잉 문제를 유교적 윤리로 어떻게 풀어나가면 좋을 것인가?

문제를 풀 때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유교적인 특성으로 예를 들어 장기이식센터에서 환자 본인이 결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다시 가족문제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이런 점을 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개인성에 대한 시각과 의식적인 수준을 살펴봐야 한다고 보았다. 허나 전통적인 관념에서 보면 존엄사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유학의 논리자체가 가족의 고통 보다는 ‘덕’ 부분이 더 크기 때문이다.

+ 유교를 현대화하는 접근하려면 유교적인 가치관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는 가? (학자로서의 접근으로)

중용의 윤리학, 여성관, 생명윤리에 대한 시각 등 여러 문제에 대해 유학은 현대화 작업은 전혀 없고, 철학적인 접근만 현재 있다. 그래서 유교회, 향교 쪽에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들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교에 대해 깊은 성찰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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