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유전적 소인
선임연구원 장원경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뇌 발달 장애로&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지나친 행동을 하면서 충동적인 성향을 보이는 질환을 말한다. 미국 소아정신과학회의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취학아동의 ADHD 유병률은 약 3∼8% 정도이다. 서울시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시행한 국내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취학아동의 ADHD 유병률은 약 6∼8% 정도이고& 심각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13%가 조금 넘는다. 보통 12∼20세 사이가 되면 ADHD 증상이 없어지는데& 이러한 증상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청소년기나 성인기까지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ADHD 질환에는 약물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치료를 받은 ADHD 아동 중 80% 정도가 집중력& 기억력& 학습능력이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주의 산만함& 과잉 활동과 충동성은 감소하는 등 분명한 호전을 보였다고 한다.
현재까지 ADHD 질환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으나& 최근 ADHD 원인에 관한 두 가지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4월 18일 네이쳐 메디신 온라인 판에 게재된 KAIST 생명과학과 김은준 · 강창원 교수 공동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ADHD가 뇌의 신경 시냅스 단백질(GIT1)이 부족하여 발생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ADHD 아동과 일반 아동의 유전자형을 비교하는 유전역학 연구를 통해& ADHD 아동의 GIT1 유전자 염기 한 개가 달라서& 이 단백질이 적게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에서 GIT1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제거하여 이 단백질을 합성하지 못하게 하였을 때& 생쥐에게 ADHD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을 밝힘으로써 GIT1과 ADHD의 인과관계를 증명하였다.
4월 22일 과학전문뉴스사이트 사이언스 데일리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의 심리과학자 리 톰슨 박사 연구팀도 ADHD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연구팀은 유전자나 환경이 ADHD 아동의 학습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10살이 된 DNA가 거의 같은 일란성쌍둥이와 DNA가 절반 정도 같은 이란성쌍둥이 271쌍의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연구팀은 읽기능력과 수학능력을 테스트하고& 어린이들의 주의력과 과잉행동 정도 등을 통해 측정된 ADHD 증상과 읽기능력& 수학능력 테스트 결과와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은 모두 학습능력에 영향을 미쳤는데& 특히 유전적 요인은 읽기능력에& 환경적 요인은 수학능력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은준 · 강창원 교수 공동연구팀과 리 톰슨 박사 연구팀의 연구 결과 발표는 ADHD와 유전적 요인의 연관성에 대하여 상당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질병과 유전자 관련 연구가 질병 치료와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이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 또한 높다. 저명한 학술 저널에 게재된 유전자와 질병에 관한 연구 결과라고 할지라도 대부분 유전적 소인(predisposition)이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일 뿐이지& 그러한 유전적 소인이 바로 질병의 발생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유전적 소인과 질병의 진단 사이의 차이는 보통 명확하게 인식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ADHD 질환의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을 강조하는 언론 보도로 인하여& ADHD 질환을 겪고 있는 아동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유전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참고기사>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GIT1 단백질 부족해 발생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4180452495&code=930401 *유전적 요인 ADHD& 읽기 능력에 영향준다 http://www.dcnews.in/news_list.php?code=health&id=6212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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