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팔아, 여친 낙태비·카드값 등 갚으려…
세계일보 원문 기사전송 2012-03-27 19:44 최종수정 2012-03-28 09:12
중국에서 불법 장기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와 선전 등 주장(珠江)삼각주 지역에서 가난한
농민공(도시이주노동자)들이 자신의 신장 등 장기를 팔아 급전을 마련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남방일보(南方日報)를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SCMP는 장기를 파는 이유가 여자친구의 낙태에서 카드빚, 아이패드와 아이폰 구매, 가족 부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전했다.
장기밀매 중개업자들은 온라인 채팅룸을 통해 이들에게 접근해 장기매매를 권유하고 집단 숙소까지 제공하고 있다. 그 사이 다른
중개업자들이 병원에서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를 물색해 장기매매를 성사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상 기증자들은 신장을 약 2만위안(360만원)에
파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는 매년 100만명 이상의 말기신부전 환자와 30만명의 말기간부전 환자가 이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 같은 극심한 수급 불균형 탓에 장기매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남방일보는 분석했다.
2월 광둥성 포산(佛山)에서 2만위안에 신장을 판 한
농민공은 “수술이 한 시간가량 진행됐으며, 그 이후 너무나 고통스러워 잠을 자지 못할 지경이었고 아직까지 일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매우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장을 판 돈 가운데 9000위안으로 카드빚을 갚았고 250위안을 주택 임차료로 냈으며 나머지는 컴퓨터와 새
휴대폰 비용으로 충당했다.
남방일보는 음성적인 장기매매망이 여러 지방에 깔려 있다면서 중개업자들이 서로 연계돼 있고, 이 가운데
개인병원을 소유한 이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위생부는 앞으로 3∼5년 내 사형수의 장기를 적출·이식하는 행위를
근절하겠다면서 일반인의 자발적 장기기증을 독려하기 위해 올해부터 16개 지역에서 일반인 장기이식 제도를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당국은 2007년부터 장기거래를 금지했으며, 올해 2월 양회(兩會)에서 형법 개정을 통해 강제적인 장기 적출과 기증,
미성년자로부터의 강제적 장기 적출을 살인행위로 간주하기로 했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
사진= 영화 '어둠의 아이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