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은행의 관리에 관한 문제
선임연구원 장원경
제대혈은 산모의 태반과 태아를 연결하는 탯줄에 들어있는 혈액으로& 골수이식 수술을 필요로 하는 모든 질병에 사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제대혈 이식은 1996년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에서 처음 시도되었으며& 1998년 3월 한양대학교병원에서 재발된 급성백혈병 환자에게 제대혈을 이식하는 수술이 처음 성공을 거두었다. 2003년 1월 1일부터 제대혈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도 국민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제대혈 이식이 우리나라에서 활성화되었다.
국내에서 제대혈에 대한 의학적 관심이 증가하자& 제대혈을 장기간 냉동보관할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그 결과 제대혈은행이 시작되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제대혈은행에는 (1) 제공자가 아무런 조건 없이 무상으로 은행에 제대혈을 제공하는 ‘기증 제대혈’& (2) 제공자가 본인이나 가족들의 사용을 위해 자비로 자신의 제대혈을 보관하는 ‘가족 제대혈’& (3) 제공자가 은행에 제대혈을 제공하면서 필요한 경우 본인 사용을 위해 보관비를 지불하는 등의 조건에 따르거나 또는 대가를 받고 제대혈을 제공하는 ‘공유 제대혈’이 있다.
이제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보관 도중 폐기되는 제대혈의 비율이 외국의 경우에 비해 턱없이 낮아 보관하고 있는 제대혈의 품질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2010년 6월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보관하고 있는 제대혈은 총 42만 유니트가 넘는데 견주어& 이용량은 5천 유니트도 되지 않고 있어& 1.2%의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용률은 미국의 경우와 비교해 보았을 때 1/5도 되지 않는 수치이다.
그런데 3월 13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대혈 보관 · 사용현황’에 따르면& 국내 제대혈은행에 보관되어 있는 ‘가족 제대혈’이 30만 유니트를 넘어섰다고 한다. 2009년 27만2957 유니트였던 가족 제대혈 가입건수가 2010년 31만7686 유니트로 4만4729 유니트(16.4%)가 증가하였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제대혈은행은 자율적으로 운영되어 왔다. 2000년대 초반 제대혈을 제대혈은행에 보관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보건복지부는 2005년 제대혈은행의 인력& 설비 및 장비 등의 기준과 제대혈 채취 및 처리과정& 냉동보관 제대혈의 제공 등 제대혈 관리업무에 관한 ‘제대혈은행 표준 업무지침’과 ‘제대혈은행 세부관리지침’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지침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제대혈이 어떠한 법에 따라 관리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어 왔다. 그 결과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이 2010년 3월 제정되었고& 2011년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은 제대혈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제대혈은행이 수행하여야 하는 관리업무에 관한 기준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위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시행령& 시행규칙이 완성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제대혈은행을 관리 · 감독하는 공공기관의 부재로 각 은행마다 관리방법이 개별화되어 표준화된 제대혈 품질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가족 제대혈은행의 가입자들 중 얼마나 많은 수가 필요한 경우에 냉동보관된 제대혈을 이용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참고기사>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1031402011057753017 * http://www.mdtoday.co.kr/mdtoday/print.html?no=150741
진정한 웰빙(well-being)을 위하여 준비하는 웰다잉(well-dying)
연구원 이은영
고령화 사회와 고령 인구의 증가
최근 들어 고령화 사회 진입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고령화 사회란 말 그대로 고령 인구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사회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이 7% 이상 되면 고령화사회(Ageing Society)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면 고령사회(Aged Society)& 20%이상이 되면 초고령사회(Super-aged Society)라고 부른다. 이러한 인구의 고령화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얘기가 아니라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점차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인구통계학적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0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11.0%이며& 이미 지난 2000년부터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매우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어 2018년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14.3%로 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고령화 사회 진입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은 죽음을 맞이할 인구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먹고 사는 데 급급했던 시기에는 준비 없이 고령화를 맞이하고& 나아가 준비 없이 죽음도 맞이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 사회에서는 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남은 삶을 풍요롭게 살기 위해 죽음을 성찰하고 준비하자는 움직임이 조금씩 일고 있다.
진정한 웰빙의 완성을 위한 ‘웰다잉’(well-dying)
우리 사회에는 음식과 문화 전반에 웰빙(well-being) 바람이 분데 이어& 최근에는 진정한 웰빙의 완성은 ‘웰다잉’(well-dying) 즉 ‘품위 있는 죽음’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 웰다잉 문화에 대한 인식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웰빙 문화가 널리 퍼지면서부터이다. 오직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 왔던 삶을 지양하고자 탄생된 웰빙 문화는 일상적인 삶의 기쁨을 추구하는 생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삶의 질을 중요시한다. 서구 사회는 1970년대 들어 죽음 교육을 공론화하고 성(性) 교육과 함께 학교 교육의 영역으로 채택했다. 미국 공립 초·중·고교는 죽음에 관한 책이나 시& 음악 공부를 하고& 장례식장과 묘지를 방문하며& 죽음에 관한 영화나 사진을 감상하고 토론하는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다. 일본의 경우 독일인 알폰스 다케 신부가 80년 창립한 ‘생(生)과 사(死)를 생각하는 회’가 현재 전국 조직으로 구축돼 있다. 일본 명문 게이오 고등학교의 경우 96년부터 죽음준비 교육을 도입해 학원폭력& 자살& 청소년 탈선& 왕따 등의 문제를 해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죽음학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죽음준비 교육은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받아야 할 평생교육이라고 말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삶에 대한 사랑과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도록 해 급증하는 청소년 자살과 비행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로 지금 여기서’ 잘 사는 일이 중요!
전문가들은 국내 웰다잉 문화의 현실은 교육 중심& 계몽 중심이므로 좀 더 폭넓은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장년층 이상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을 젊은 연령대까지 확산시킬 수 있는 방법과 종교성을 뛰어넘는 일반화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죽음 준비는 죽음을 생각하면서 ‘바로 지금 여기서’ 잘 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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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바로 지금 여기서’ 잘 살아야 한다… 웰다잉& 인생 새롭게 조명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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