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단백질 생산조절원리 국내서 최초 규명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 단백질의 생산과 세포 간 에너지의 조절 원리를 처음으로 규명했다.
김빛내리(42) 서울대 교수팀은 마이크로RNA를 조절해 줄기세포의 성질을 간접적으로 유지하는 기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인 린28(LIN28)의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기능을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마이크로 RNA란 아주 작은 한 가닥의 RNA로 주로 다른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린28 주변의 RNA를 한꺼번에 사진을 찍듯 볼 수 있는 클립시크(CLIP-seq)란 신기술을 이용해 린28이 조면소포체에서 일어나는 단백질 생산 전체를 조절한다는 실마리를 얻었다.
그 다음 세포 전체 단백질의 생산 속도를 관찰할 수 있는 리보솜 흔적 조사법을 통해 린28이 실제로 조면소포체에서 생산하는 단백질 모두를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조면소포체란 세포 안에서 막으로 싸인 소기관으로, 사람의 단백질 3만5000종 중 약 7000종이 여기서 생산된다. 이렇게 생산된 단백질들은 ▲세포와 세포의 연결 ▲각종 물질의 분비와 수송 ▲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 ▲면역 반응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 린28이 배아의 초기 발달 과정에서 세포 전체의 균형을 조절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린28은 조면소포체 단백질의 생산을 줄여 이 에너지를 세포의 양적 성장에 집중시키고, 세포 간의 의사소통도 줄여 성체 세포로 발달하는 시기를 충분히 늦추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울러 암세포의 전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의 상당수가 조면소포체에서 생산되므로, 린28이 조면소포체 전체 단백질을 조절해 암 전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 교수는 "줄기세포의 정상적인 발달과 당(糖) 대사 및 사춘기 시기 조절 등에 관여하는 린28의 알려지지 않은 직접적인 조절 원리를 밝혀내 향후 줄기세포의 유도와 관련 질병의 치료기술 개발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연구의의를 말했다.
김 교수와 함께 조준, 장혜식 박사과정생이 참여한 이 연구는 세계적인 생명과학 전문지 '셀(Cell)'의 온라인 속보로 25일 발표됐다. 이로써 김 교수는 지난 12일에 이어 2주 만에 세계 최고 저널에 2편 연속 게재하는 쾌거를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