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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조직 국제 불법유통 심각…韓도 피해 우려"

아사히,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인용 보도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동구권 국가의 시신에서 불법으로 떼어낸 피부나 뼈, 힘줄 등이 미국 등지에서 가공된 뒤 국제적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감시가 소홀해 감염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사히신문이 19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체 조직 유통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규제가 느슨한 우크라이나 등 동구권 국가에서 유족을 속여 인체조직을 불법적으로 확보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지난 2월 미국 의료기업 A사가 독일 공장으로 실어나르려던 우크라이나 사망자의 인체조직을 담은 냉동 박스를 압수했고, 2008년에도 또다른 법의학 시설이 매달 1천개 이상의 인체조직을 불법적으로 훔쳐서 같은 독일 공장에 운반한다는 걸 파악하고 형사 사건화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지난해 A사에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A사는 ICIJ의 취재에 응하지 않은 채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경의를 가지고 인체 조직 기증자를 대하고 있다"고 답변했을 뿐이다.

인체 조직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선 연간 200만개에 이르는 관련 제품이 팔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장은 최근 10년간 두배로 커졌다. 미국은 한국, 중국, 태국 등 30개국 이상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등 전세계 제품의 3분의 2를 공급하고 있다. 

ICIJ는 "FDA가 취급업자의 등록을 요구하는데 그치고 있고, 여러 국가에 걸친 은밀한 거래의 실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출처가 불분명한 인체 조직은 이식 후 간염이나 에이즈 바이러스(HIV) 등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ICIJ가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FDA는 2002년 이후 조직 이식 후 감염 사례 1천352건을 파악했고, 이식받은 이 중 40명은 사망했다. 

미용 성형수술 시장이 급팽창한 한국은 인체조직 제품의 주요 수입국이다. ICIJ는 한국 정부 관계자가 "수입 비율은 90%이고, 소고기 꼬리표 같은 추적시스템이 필요하지만 워낙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어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 바이오의약품 품질과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2010년에 국내에서 유통된 인체조직의 78%가 수입됐고, 이중 92%가 미국에서 수입됐다"며 "2005년부터 인체조직 안전·관리법에 따라 미국 제조소를 직접 실사하는 등 철저히 관리하고 있고, 감염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010년에 A사에서 수입한 제품도 없다"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5707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