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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 易地思之(역지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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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 易地思之(역지사지)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원장 김명희

단발머리 소녀가

웃으며 건네 준 한 장의 꽃봉투

 

새봄의 봉투를 열면

그 애의 눈빛처럼

 

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후략)

이해인 ‘3월에중 일부 발췌

 

봄이 시작되는 3월이다. 이해인 수녀는 가을 약속을 위해 ‘3월에소망의 씨앗을 준비한다. 봄은 시작 지점임과 동시에 미래를 준비하는 출발선이다. 우리 정책원의 가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정책원이 추구하는 하나의 목표를 공유하며, 그 목표를 향해 동기를 부여하고 협업하여 나아가는 하나의 팀으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

 

대니얼 코일은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에서 동기를 일정한 방식으로 소통해 만들어낸 결과물로 설명한다. 이를 대입해보면, ‘정책원의 현주소는 A이고, 가야 할 곳은 B이다. 그리고 당신의 현재 위치는 C이고, 가야할 곳은 B이다로 설명할 수 있다. 이렇게 공유한 미래는 개인의 목표가 될 수도 있고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중장기 경영목표에 따르면 2021년 현재 정책원의 미션은 생명윤리정책에 대한 제도적 여건 조성과 관리를 통해 생명존중 사회 구현이다. 이 미션은 우리 정책원의 존재 이유이며, 구성원 개인이 각자의 행동을 통해 추구해야 하는 공동목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정책원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이 공동목표를 어떤 방법으로 수행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나의 팀으로 연결되어 미션을 완료할 수 있을까? 팀으로 연결되는 그 시작점은 다름이 아닌, 내 옆의 동료와 상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인 易地思之(역지사지)’ 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 정책원의 미션에 대해 모든 직원이 똑같은 해석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막 정책원 생활을 시작한 신입사원과 입사 3년차 직원이 생각하는 미션의 의미는 다를 수 있다. 또한 중간관리자인 팀장 또는 부장들과 원장인 내가 해석하는 미션의 의미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정책원이 생명존중 사회를 구현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가 생각하는 의미는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때로는 상대방의 생각이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름은 곧 틀린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입장과 위치가 다르듯이 다를 수 있는 것이다. 다름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역지사지의 시작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 이것이 바로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저렇게 행동하여 나를 힘들게 하지? 라고 불만을 갖는 것보다, 그의 입장에서 저렇게행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헤아려보는 것은 어떨까? 상대방은 나의 과거 모습일 수도 있고, 동시에 나의 미래 모습이기도 하다. 때로 상사는 과거 자신의 모습을 회상하며 팀원의 마음을 읽어 헤아리고, 또 때로 팀원은 미래 본인의 모습을 상상하며 상사의 입장과 행동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과거 시절을 회상하거나 자신의 미래 모습을 상상하며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 결국 역지사지는 상대방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하여 그의 행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가는 이성적인 판단이다. 이러한 역지사지를 통해 서로의 갈등을 없애고, 다양한 생각들의 간극을 좁혀가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어 갈 수 있는 것이다.

 

역지사지 이후에는 상대의 마음을 함께 느끼는 감성적인 판단인 易地感之(역지감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상대의 감정까지 읽으려는 노력이 더해져야만 그 사람을 잘 이해할 수 있다. 행동에 앞서 본인과 상대방의 감정을 살피는 일은 자신이 취할 행동을 결정하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한다. 그 다음으로 행동이 취해지는 易地行之(역지행지)가 구현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행동이 따르지 않는 이성과 감정은 그 어떤 변화도 도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3월에는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나던 경칩과 낮이 밤보다 길어지기 시작하는 춘분이 있는 시기이다. 그 어떤 때보다 시작하기가 참 좋은 달()이다. 시작하기 참 좋은 지금 이 시기에 우리는 역지사지-역지감지-역지행지에 따라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과 행동으로 정책원의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찾아가면 좋을 것 같다.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역지사지는 우리의 미션을 달성하는데 그 어떤 것보다 훌륭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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