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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有始有終,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有始有終,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 김명희

 

책상 위 달력이 이제 달랑 한 장 남았다. 2021년을 시작한지 어제 같은데 벌써 12월이다. 코로나-19가 끝나기를 간절히 기대하며 시작한 신축년(辛丑年)이 매서운 바람 속에 밀려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감염으로 한해를 정말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고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이제 남은 12월 한 달! 이 한 달을 잘 보내야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해를 잘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법정 스님은 아름다운 마무리에 대해 삶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며,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언제든 떠날 채비를 갖추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는 시작과 닿아있다.

 

누구나 새해에는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계획과 바람을 가진다. 아마 우리 모두도 마찬가지였으리라. 2021년 새해에는 무엇을 하고 어떤 것들이 이루어지면 좋겠고많은 계획과 바람이 있었으리라! 그러나 돌아보면 우리가 세웠던 계획, 그리고 간절했던 바람이 다 이루어졌는가?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의 원리처럼 작은 시작이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와 파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내가 새해에 시작한 계획은 변화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고, 그 가능성은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 수 있다. 지난 1, 보이지 않고 작은 계획에 불과했던 나의 계획과 바람은 12월을 맞이한 지금 중요한 성과로 빛을 발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렇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이것이 바로 유시유종(有始有終) 이다.

 

이 용어는 논어 자장(子張)편의 "시작과 끝이 있는 사람은 성인뿐(有始有卒者, 其惟聖人)"에서 비롯된 말이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의미이다. 모든 일에는 반드시 시작이 있다. 그러나 시작이 있다고 반드시 끝이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살면서 시작은 했으나 맺지 못한 일들을 기억할 것이다. 시작을 했으나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그만 멈추어 버리면 아니 시작한 것만 못하다는 옛말이 있다. 새해를 맞이하며 새 마음 새 뜻으로 시작을 했으나 지금까지 마치지 못한 일은 없는지, 지금 돌아보자. 그래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이해인 수녀는 한 해를 보내면서 올리는 기도에서 지나온 시간을 반성하며 아직 늦지 않았음을 기억하며 새해에 세운 계획을 헛되게 보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직도 늦지 않았음을 기억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1달의 시간이 남은 시점에 와있음을 감사하자. 2021년에 계획했던 모든 업무 계획이 계획으로만 끝나지 않고, 개인과 기관의 성취감을 가져다주는 결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12, 한 달 동안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자.

 

유시유종(有始有終), 시작과 끝은 닿아있다. 2021년은 이제 우리 기억 속에 잠길 테지만, 2022년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잘 시작하기 위해서는 잘 마무리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할 때이다.

 

 

한 해를 보내면서 올리는 기도

 

이해인

 

마지막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아쉬운 시간

 

저 멀리 지나가 버린 기억 차곡차곡 쌓아

튼튼한 나이테를 만들게 하옵소서

 

한해를 보내며

후회가 더 많이 있을 테지만

 

우리는 다가올 시간이 희망으로 있기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옵소서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사 안부를 띄우는 기도를 하게 하옵소서

 

욕심을 채우려 발버둥 쳤던

지나온 시간을 반성하며

 

잘못을 아는 시간이 너무 늦어 아픔이지만

아직 늦지 않았음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작은 것에 행복할 줄 아는 우리 가슴마다

웃음 가득하게 하시고

 

허황된 꿈을 접어

겸허한 우리가 되게 하옵소서

 

맑은 눈을 가지고 새해에 세운 계획을

헛되게 보내지 않게 하시고

 

우리 모두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옵소서

 

모두가 원하는 그런 복을

가슴마다 가득 차게 하시고

 

빛나는 눈으로 밝은 세상으로

걷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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