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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심장 이식을 둘러싼 세 가지 윤리적 문제

생명윤리

등록일  2022.01.21

조회수  1521

 인체 장기를 이식받지 못해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시한부 환자 데이비드 베넷(David Bennett, 57)은 실험적인 7시간의 이식 수술 후 3일 째 양호한 상태로 잘 지내고 있다.

 

이 수술은 많은 사람들의 이식 대기 시간을 단축하고, 전 세계 환자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의학적 돌파구로 환영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 절차가 과연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일부 사람들은 환자의 안전, 동물의 권리, 종교적 우려에 대한 측면에서 잠재적인 도덕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돼지 심장 이식은 얼마나 많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까?

 

의학적 의미

동물의 장기를 이용한 이식 수술은 실험적인 수술이며 환자에게 큰 위험을 안겨줄 수 있다. 심지어 기증자-수혜자간 적합한 인체 장기로 이식하더라도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데, 동물 장기를 이식하는 경우에는 그 위험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의사들은 수십 년 동안 동물의 장기를 이용해 이종 이식을 시도해 왔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1984년 미국 캘리포니아 의사들은 개코원숭이의 심장을 한 소녀에게 이식하여 생명을 구하려고 했지만, 소녀는 21일 만에 사망했다.

 

이종 이식을 통한 치료 방법은 매우 위험하지만, 일부 의료윤리학자들은 만약 환자가 위험에 대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 이종 이식을 통한 치료를 계속 진행해도 된다고 말한다.

 

옥스포드 대학의 실용 윤리학과 학장인 줄리언 사불레스쿠(Julian Savulescu) 교수는 치료 후 환자가 치명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는 결코 알 수 없지만,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이종 이식을 통한 치료를 계속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이해하는 한, 사람들은 이러한 급진적인 실험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불레스쿠 교수는 인공심장이나 인체 장기 이식을 포함하여 선택 가능한 모든 치료 방법이 제공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데이비드 베넷의 돼지 심장 이식수술 사례를 연구한 의사들은 그가 다른 선택 가능한 치료 방법이 없었고, 돼지 심장으로 이식수술을 하지 않았다면 사망했을 수도 있었기 때문에 이식 수술은 정당했다고 말했다 

 

사불레스쿠 교수는 수술 전, 이 수술이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 매우 정밀한 조직(tissue)과 동물을 이용한 실험을 거쳤어야 했다고 말한다  

 

데이비드 베넷의 이식 수술은, 보통의 실험적인 치료에서 필요한, 임상시험의 일환으로 수행된 것이 아니다. 또 그가 복용하는 약물은 영장류에 대한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  

 

그러나 데이비드 베넷의 이식 수술을 계획한 메릴랜드 의과대학의 크리스틴 라우(Christine Lau) 박사는 수술을 대충 준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영장류를 대상으로 실험하면서 이것을 사람을 대상으로 적용할 때에도 안전한지 여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동물의 권리

데이비드 베넷의 사례는 또한 많은 동물권익단체가 반대하는, ‘인간의 장기이식을 위해 돼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동물권익단체 중 하나인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는 데이비드 베넷의 돼지 심장 이식 사례를 비윤리적이고 위험하며 엄청난 자원 낭비라고 비난했다.

 

PETA동물은 이식에 쓰이는 도구가 아니라, 복잡하고 지능이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동물권익단체 운동가들은 동물의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한다. 데이비드 베넷의 심장 이식에 사용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돼지의 10가지 유전자를 변형시켜 그의 몸에서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수술 당일 아침에 돼지 심장을 적출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동물권익단체인 Animal Aid의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동물의 유전자를 변형하거나, 동물을 이용한 이종 이식술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동물은 유전적 변형이 수반하는 모든 고통과 트라우마를 겪지 않고 그들의 삶을 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운동가들은 유전자 변형이 돼지의 건강에 미치는 알려지지 않은 장기적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의 카트리엔 데볼더(Katrien Devolder) 박사는 "불필요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경우에만 유전자 변형 돼지를 장기이식에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고기를 얻기 위해 돼지를 사용하는 것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돼지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큰 문제지만, (후자의 경우에도) 동물 복지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종교적 우려

동물의 장기를 이식 받는 것에 까다로움 믿음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난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돼지의 장기는 인간의 것과 크기가 비슷하고, 사육이 비교적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동물에 대한 엄격한 규율을 가지고 있는 유대인이나 이슬람교 환자에게 돼지의 장기를 사용하는 것은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영국 보건부의 도덕 및 윤리 자문그룹(MEAG) 위원이자 런던 고위 랍비(rabbi)인 모셰 프리드먼(Moshe Freedman) 박사는 비록 유대법(Jewish law)에서 유대인들이 돼지를 기르거나 먹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돼지 심장을 이식 받는 것은 유대인 식사법을 어기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대법의 주된 관심사는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물 장기 이식을 통해 생존과 높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다면 유대인 환자는 그러한 선택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슬람의 경우에도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자 할 경우 그게 비록 동물일지라도 사용이 허용된다는 유사한 내용이 있다.

 

이집트 최고 종교기구인 다르 알이프타(Dar al-Ifta)환자의 생명에 대한 공포, 장기 중 하나의 상실, 질병의 지속, 건강의 급격한 악화가 있는 경우에는 돼지의 심장판막이 허용된다고 말했다  

 

사불레스쿠 교수는 누군가가 종교적 또는 윤리적 이유로 동물 장기 이식을 거부하더라도, 인체 장기 이식 대기자 명단에서 우선순위가 낮아져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동물 장기를 통한 이식의 기회가 생기면 환자를 이식 대기자 명단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도 이식을 기다릴 권리가 있어야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그것은 우리가 합의해야 할 입장의 차이라고 말했다.

 

기사 및 사진: https://www.bbc.com/news/world-59951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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