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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년 : 2007 
구분 : 학위논문 
학술지명 :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 사회복지학과 (박사) 
관련링크 : http://www.riss.kr/link?id=T10810242 

노인자살생존자의 자살경험에 관한 연구 : 모과 옹두리에서의 비상 = Experience of committing suicide of elderly suicide survivals : the flying from a quince knob


  • 저자 : 박지영
  • 형태사항 : xii, 189 p. : 삽도.
  • 일반주기 :

    참고문헌: p. 167-178

  • 학위논문사항 : 학위논문(박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 사회복지학과 2007. 2. 졸업
  • 발행국 : 서울
  • 언어 : 한국어
  • 출판년 : 2007



초록(Abstract)

본 연구는 노인 자살 생존자의 자살 경험에 관한 연구로써 자살을 시도했던 생존 노인들의 자살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함으로써 그 본질적인 의미구조를 이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현상학적 연구 질문은 “노인의 자살 경험은 어떠한 것인가”이다.
우리나라의 노인 자살률은 OECD국가 중 1위로 그 증가율이 매년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정확한 양적(量的) 규명은 물론 생명 존중을 최우선의 가치로 하는 사회복지 실천 영역에서조차 노인 자살에 대한 연구와 실천 경험이 전무하여 자살 위기에 놓인 노인들에게 개입할 수 있는 실천적 근거가 취약한 상황이다. 더우기 기존의 노인 자살 관련 연구들은 자살의 경험보다는 자살과 관련된 변인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원인에 촛점을 맞추고 있어 이러한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노인 자살 문제에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회복지적 실천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본 연구는 노인 자살 생존자의 내부자적 관점(emic)에 기반하여 이들이 자살 과정을 어떻게 경험했는지 심층적인 면담을 통해 현상학적으로 탐색하고 이해하고자 하였다.
실존적 탐구를 위한 자료 수집은 일차적으로 자살 경험을 한 65세 이상 남녀 노인으로서 자살 경험 시점이 65세 이후로 면담 일시로부터 최대 5년이 경과되지 않고 자살 시도 이전에 알코올 중독, 치매 등 극심한 정신증으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경험이 없으며 면담시 의식이 명료한 자, 본 연구 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하는 자로 하여 총 4명이 본 연구 참여자로 포함되었다. 자료는 이들과의 심층적 인터뷰와 더불어 관찰, 현장노트, 연구 일지를 포함하였다. 또한 노인 자살에 대한 풍부한 실존적인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노인자살과 관련된 어원과 관용어구를 추적하고 다양한 예술장르-시(詩), 그림, 사진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 분석은 밴 매넌(van Manen)의 해석학적 현상학의 분석과정 7단계에 기초하여 주제 진술 분리, 본질적 주제 결정, 글쓰기를 함으로써 본질적 의미를 구조적, 주제적 측면에서 이해하고자 하였다.
연구자는 자료 수집과 분석과정에서 연구 주제의 민감성과 질적 연구의 엄격성을 고려하여 연구자의 편견이 자료 수집과 분석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검토하며 판단중지(epoch)를 하였으며 연구 참여자와 가족에 대한 윤리적 고려를 지속하였다.
연구 결과 자살을 경험한 노인 생존자의 자살 경험은 연구자가 ‘자살 실패가 또 하나의 좌절의 경험이 될 것’이라는 선가정과는 달리 연구 참여자들은 삶의 바닥을 치는 고통과 자살 경험을 통해 자신과 삶, 그리고 가족과 이웃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면서 여생(餘生)의 희망을 배워나가고 있었다.
본 연구에서 발견한 노인 자살의 본질적 주제와 그에 따른 주제를 서사적 맥락에 따라 나누어 규명한 의미는 다음과 같다.
자살 전, <고통을 직면>하는 과정의 자살 경험의 본질적 주제는 ‘공든 탑이 무너짐’, ‘끝없이 돌아가는 고통의 굴레’였으며 이러한 고통을 통해 <삶을 반성>하는 과정의 본질적 주제는 ‘헛걸음 진 세월’, ‘세상에 나 하나’로 규명하였다.
자살을 시도하는 단계는 연구 참여자들이 <죽음과 제휴>하는 과정으로써 자살을 통해 참여자들이 지향하는 바, 그리고 자살의 본질적 주제로 진술한 것은 ‘죄 값을 치르고 벗어남’이었다. 자살시도 후, 다시 생존하게 된 참여자들은 자신들을 새롭게 주목하고 관심을 쏟는 가족과 이웃, 사회복지 전문가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서히 자신의 <남은 시간을 재인식>하면서 자신이 아직은 자녀들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그리고 살아갈 만한 의미가 있음을 깨달으면서 삶의 ‘희망을 배워갔다.’ 그리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남은 삶의 과제들과 고통들을 수용하면서 ‘화해’를 시작하였다.
이러한 본질적 주제와 각 주제별로 규명된 각 내용들을 촛점화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본질적 주제는 ‘공든 탑이 무너짐’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평생을 자부하며 빈곤과 어려움 속에서도 잘 키워낸 어린 자녀들과 사업이 어느 한 순간에 청천 벽력과 같은 죽음과 배신으로 무너짐을 경험하면서 희망이 무너짐을 느끼게 되었다. 이내 연구 참여자들이 무너짐 속에서 자신의 모습이 늙고 병들어 망가져 무너지는 몸뚱이뿐임을 발견하고 ‘정신이 아득해짐’, ‘숨을 쉴 수가 없음’과 같은 절망감을 경험한다.
두 번째 주제는 ‘끝 없이 돌아가는 고통의 굴레‘로 자신을 옆에서 도와주던 자녀들과 믿었던 사람들이 모두 떠난 자리에 혼자 남은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이 혼자서 감당해야하는 생활의 고통, 병든 아내의 간병, 알코올 중독인 장애인 아들의 뒤치닥거리 등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통이 자신에게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가난으로, 슬픔과 좌절의 형태로 남아있는 자녀들에게 고통이 대물림되는 것을 인식하고 연구 참여자들은 가슴을 치는 죄책감을 느낀다.
세 번째 본질적 주제는 ‘헛걸음 진 세월’이다. 극단적인 고통과 무력감을 경험한 연구 참여자들은 앞만 보고 달려왔던 자신의 인생을 태어날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반성(半醒)하기 시작하였다. 뒤돌아본 자신의 삶은 누구에게도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하고 끝없는 부양의 책임과 노동, 가난만이 허락되었던 박복한 팔자라고 인식하고 자신이 도와주었던 가족들조차 방관하는 자신의 무력하고 외로운 인생을 외대박이 삶으로 규정한다. 발버둥치며 새끼들을 데리고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건만, 결국 노년인 자신의 인생은 헛수고, 빈 둥우리와 같은 헛걸음 진 인생이었다고 생각하였다. 일련의 이러한 자기 성찰 속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과거의 자신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해서도 좌절의 경험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사는 의미가 없음을 느꼈다.
네 번째 본질적 주제는 ‘세상에 나 하나’로써 참여자들이 가눌 수 없는 고통들이 엄습하고, 고통 앞에 놓인 자신이 아무런 방패막이 없이 홀로 직면해야 했지만 그래도 연구 참여자들은 살기 위한, 희망을 위한 마지막 매달림으로 마지막 노력을 하였다. 그들은 기도원을 가거나 자신의 처지로선 과분한 액수의 돈을 절에 시주하며 현재의 문제들을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의 인생에 놓인 고통은 결국 혼자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과제임을 직면했다. 결국 이들은 자신이 세상에 사라짐으로써 이러한 문제들, 즉 자신이 살아있는 자녀의 부양의 짐이 되는 것 등 고통의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대안이라 여기고 자살을 결심했다.
다섯 번째 본질적 주제는 ‘죄 값을 치르고 벗어남’이었다. 자살을 결심하고 나서 연구 참여자들은 남아있는 자녀들을 배려해가며 하나하나 주변을 정리해나갔다. 자신의 자살이 남은 자녀들에게 불명예가 되지 않도록 이들은 죽음의 방법 조차 ‘식음을 전폐’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장애인인 아들을 위해 쌀 독에 쌀을 채워놓고, 치매와 당뇨인 아내가 놀라지 않도록 딸이 자기의 시신을 잘 수습하도록 하는 등 이들은 치밀하게 자신의 삶의 계단을 하나씩 내려오며 조금씩 죽음을 준비하였다. 이들의 삶의 반대편에서 자살을 통해 지향한 것은 ‘죄값을 치르고 벗어남’으로 이들에게 죽음은 ‘새로운 만남의 연속’, ‘죽은 자식을 그리워하는 고통에서 벗어나고, 남아있는 자녀의 고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마음’, ‘제대로 자식교육 시키지 못해 내 자식을 부모를 내쫓은 불한당을 만든 죄의 값’, ‘박복한 팔자의 끝’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었다.
여섯 번째 본질적 주제는 ‘희망을 배워감’으로 죽음의 바닥을 치고 다시 살아난 노인자살 생존자들에게 새로이 주어진 시간은 희망을 배워가는 경험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목숨이 자신의 것이 아니었음을, 즉 자신의 목숨은 신(神)의 것, 죽은 자녀 몫까지 살아야 하는 자녀 삶의 연속선이라 여기고 남은 인생에 대해 순종할 것을 맘 속에 다짐하였다. 또한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을 남아있는 자녀의 성장과 축복을 위해 기도하고 섬기는 ‘부모’여야 함을 재인식하면서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위해 삶의 시간을 맞추기 시작하였다. 새로운 삶에 정착하기 위해 연구 참여자들은 새로운 생활방식을 배워나가기 시작하였다. 예전에 경험해보지 않았던 다양한 복지관 프로그램들에 참여하면서 취미와 관심 영역도 넓혀가고 동년배의 다양한 노인들을 만나면서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며 위로를 받고 서서히 자신에게 집중되었던 삶의 시선을 주위로 넓혀나가고 있었다.
일곱 번째 본질적 주제는 ‘화해(和解)’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인터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통합(integration)하고자 했다. 그 첫 단계는 화해(和解)였다. 수치스럽고 벗어나고만 싶어 비밀로 묻어두었던 과거의 슬프고 고통스런 경험들을 열어놓으면서 자신의 역사와 화해를 하고, 다시 살아난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고통의 잔재들을 끌어안고 힘들어도 살아가면서 새롭게 배워나가야 할 희망을 같이 짊어지면서 연구 참여자들은 조금씩 희망을 심기 시작하였다. 이제 이들은 고통과 극복을, 자신과 주변의 도움을, 과거와 미래를 화해시키면서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들에게 자살 경험은 어떠한 의미였는가?
과거 고통의 시점에서 바라본 자살은 이미 연구 참여자들이 진술한 바대로 ‘죄 값을 치르고 고통에서 벗어나는’ 통과의례였다. 이들은 자신의 죽음을 통해 먼저 가버린 자녀들과 남아있는 자녀 사이에 가족으로서의 유대를 지속하고자 하였다. 즉 이카루스를 날개로 이쪽 고통을 떠나 저쪽 세상을 지향한 것이다. 그러나 연구 참여자들은 그것이 곧 궁극적인 해답이 아님을 지금 생존하고 있는 시점에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현 시점에서 참여자들이 재해석한 자살은 그 자체가 ‘해서는 안 되는 죄악’이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이 자살의 형태로 저질러버린 ‘죄악’에 대해 여생(餘生)동안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본연의 노릇을 하면서 승화(昇華)된 댓가로 치뤄내기를 희망했다.
인식적 측면에서 재해석된 자살경험의 의미가 ‘해서는 안 되는 죄악’이었다면 경험적 측면에서 재인식된 의미는 ‘삶의 바닥을 치고 희망을 배워가는 과정’이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자식들이 죽어 나갈 때는 정신이 아득해서 전혀 보이지 않았던 남아 있는 자식들과 손주들, 가족들을 새로이 인식하였다. 살아있는 지금 시점에서 자신이 집중해야할 가족이 누구인지, 자신이 상호작용해야할 대상이 누구인지를 찾아가면서 조금씩 삶의 희망을 갖기 시작하였다.
이상의 연구 결과로부터 도출된 노인 자살 생존자의 자살 경험은 그 동안 개인 체계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피상적으로 다루어졌던 ‘노인 자살’문제를 생존자들의 경험을 통해 심층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이에 대한 세밀하고 실질적인 논의를 가능케 하였다. 이는 노인 자살자들이 자살을 결정하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감정적 경험을 내부자적 관점에서 이해를 높이고 더 나아가 아직까지 노인 자살과 관련하여 사회복지 연구 및 실천 분야에서 축적되지 않은 경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통해 오랜 동안 묻혀 있었던 자살 경험을 열어놓고 그 의미를 탐색하는 가운데 연구 참여자들은 인생을 반성적으로 돌아보면서 자신의 생명과 역사의 의미를 재구조화하였고 연구자는 그들의 경험에 몰입하여 이해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복지 실천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었다. 이는 생명윤리를 그 어떤 가치보다도 존중하는 사회복지 실천에서 자살, 즉 스스로 생명을 포기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생명의 존엄성, 이들을 사회적 차원에서 보호해야할 정의에 대한 민감성을 인식함으로써 행위 민감적 지식(action sensitive knowledge)에 기반한 사회복지 실천 접근의 중요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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