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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호]색다른 기쁨을 주는 식물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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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기쁨을 주는 식물 키우기!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 김 명 희

 

올해는 유난히도 산불이 잦은 것 같다. 산림청의 설명에 따르면, 11일부터 두 달 동안 발생한 전국의 산불은 총 228건으로, 최근 10년 평균의 2.5배에 달한다고 한다. 지난 3월 열흘이나 강원도를 뒤덮은 화마는 축구장 34930개와 맞먹는 넓이의 산림을 사라지게 했다.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현상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미국, 호주, 영국 등 전 지구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다. 산불로 인해 숲이 황폐해지면 숲이 주는 순기능이 작동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그로 인한 부작용이 크게 발생한다.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발생시키고, 다양한 먹거리를 생산하여 풍요롭게 해주는 등 숲이 주는 순기능은 셀 수 없이 많다. 이러한 순기능이 가능한 이유는 그 숲에 다양한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정책원에 화분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손바닥만한 작은 화분부터 나보다 키가 큰 화분까지, 화분에 심겨져 있는 식물도 정말 다양하다. 이 식물들은 벽으로 둘러싸인 좁은 사무공간에서 일하는 나에게 심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이렇게 정책원 사무실에 화분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우리 직원들의 생일에 화분을 선물로 제공한 것이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식물로 공간을 장식하는 것을 플랜테리어(planterior)라고 부른다. 플랜테리어란 ‘plant(식물)’‘interior(인테리어)’의 합성어로, 실내 곳곳에 소품으로 식물이나 화분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을 가리킨다. 유사하게 그린테리어(greenterior)라는 용어도 사용하는 것 같다. 생일 선물 덕분에 우리 사무실도 요즘 유행에 걸맞는 플랜테리어를 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 같다.

 

인테리어 이외에도 식물을 실내에 두면 여러 가지 좋은 효과가 있다. 가장 잘 알려진 효과는 바로 공기청정효과이다. 실내 악취나 냄새를 유발하는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냄새 제거 효과도 있고, 전자파를 차단하는 기능도 있어 식물을 전자제품 근처에 두면 좋단다. 식물이 숨을 쉬면서 잎, 열매 등에서 다량의 수분을 방출하기 때문에 천연가습기 역할을 한다는 것 역시 잘 알려져 있다. 가장 중요한 식물의 효과는 시각적·정서적·심미적 효과라고 생각한다. 실내 곳곳에 식물이 있으면 녹색이 주는 시각적 편안함, 정서적 안정감, 쾌적함도 더불어 가져다준다.

 

요즘 풀멍이라는 신조어가 있단다. 한 때 타는 장작불을 보며 불멍을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면, 요즘은 식물을 보며 풀멍을 한단다. 또한, 최근 희귀식물을 길러 되파는 식테크(식물+재테크)’가 뜨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홈가드닝을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더불어 희귀식물 가격이 오르면서 자신이 기른 식물을 되팔아 수익을 내는 식테크가 부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식물을 키우면서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먼지 같이 작은 씨앗을 심어 싹이 움트고 잎이 펼쳐지는 것을 보면서 생명이 탄생하는 과정을 목도하고 자연의 섭리를 느낀다. 잎이 커지고 줄기가 굵어지면서 꽃을 피울 준비를 하더니 어느 날 예쁜 꽃이 달리는 것을 보면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는가! 식물을 키운다는 것은 단순히 물을 주는 것에 그치는 것 아니라 나의 관심과 애정을 또 하나의 생명에게 나누어주는 것이 아닐까?

 

비록 책상 위 작은 화분일지언정 식물을 키우면서 또 다른 생명을 돌보는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는 것은 너무나 큰 의미가 아닌가 싶다. 비록 산불로 인해 벌거숭이가 된 강원도에 직접 가서 나무를 심지는 못하더라도, 산불로 고통 받는 이웃을 위로하는 마음가짐으로 책상 위에 작은 화분 하나 길러보는 건 어떨까? 생명을 돌보는 일상을 통해 세상에 대한 배려와 또 다른 생명과의 교감을 느끼는 기쁨을 경험해 볼 것을 강추한다. 우리 사무실 더 푸르고 더 맑아지기를 바라면서!

이데일리, '식테크가 뜬다'..."잎 한장에 400만원, 주식·코인 대신 희귀식물 사요", 20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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