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하루 사과 한 알이면 의사가 필요없다?

이번 주 ‘사이언스’는 질병 예방(disease prevention) 특집을 마련했다. 암과 당뇨병, 알츠하이머 등의 비전염성 질병을 막을 수 있는 다양한 연구결과를 묶은 것이다. 표지 사진도 오렌지와 토마토, 피망, 사과, 브로콜리, 파슬리, 오이, 상추, 파, 당근, 바나나 등 가공식품을 대체할 수 있는 채소로 채워진 자동판매기가 장식했다.

백신과 항생제가 발달하고 널리 보급되면서 천연두나 소아마비는 거의 사라졌고, 말라리아와 에이즈 등도 줄고 있다. 덕분에 사람들은 전염병의 공포에서 벗어나 오래 살게 됐다. 하지만 전염병 대신 심장병과 대사질환, 암, 호흡기질환 등의 비전염성 질병이 세계적인 사망원인으로 떠올랐다. 또 2050년까지 치매를 겪는 사람은 1억 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하루에 사과 한 알이면 의사가 필요없다(An apple a day keeps the doctor away)’는 서양 속담처럼 병에 걸린 뒤 고치는 것보다 그전에 예방하는 방법이 더 상식적이다. 병을 예방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방법도 알려져 있다. 이를 테면 금연하고, 가공식품을 덜 먹고,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사망 원인이 되는 질병에 공통적으로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 주 사이어스 특집은 이런 비전염성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연구자들의 도전에 주목했다. 어떻게 질병을 예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가에 대한 논쟁을 비롯해 다양한 식이요법, 새로운 예방전략 등을 주제로 다뤘다. 또 예방 전략은 전체 인류를 대상으로 짤 때 가장 효율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특집 논문 중에는 의료연구자들이 제안한 새로운 예방 전략도 실렸다. 예를 들면 우리 일생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탄생 후 1000일 동안이라는 내용이 있다. 이 시기에 적절한 영양을 섭취해야 평생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또 사람들이 왜 건강에 해로운 행동에 끌리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도 있다.

사이언스는 “1년 전 UN이 열었던 비전염성 질병에 관한 컨퍼런스에서는 2005년에 25%에 달했던 유아사망률을 줄이는 것이었다”며 “이를 위해서는 예방 전략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이번 특집에 대한 의미를 소개했다.

‘네이처’는 인간의 뇌의 단면에 지도를 그린 모습과 뇌를 둘러싸고 있는 띠를 표지로 선택했다. 알렌 뇌과학연구소(Allen Institute for Brain Science) 과학자들이 인간 뇌의 각 부위마다 어떤 유전자 활동이 있는지 망라한 유전자지도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최초로 뇌 유전자지도가 완성됨에 따라 신경·정신질환 규명과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앨런 뇌과학연구소(Allen Institute for Brain Science)는 인간 뇌의 두 대뇌반구에 있는 900개 부위의 유전자 활동을 집대성한 유전자지도를 완성해 네이처에 소개했다. 연구팀은 국립보건연구원(NIH)과 어바인 캘리포니아 대학 인체조직은행에서 29세와 39세 남자의 뇌를 얻어 가족의 허락을 받고 정밀하게 분석했다.

사람의 뇌는 죽은 뒤에도 온전하게 보존되기만 하면 유전적 전사활동 기록이 그대로 남는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두 남자의 뇌를 고해상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정밀 촬영해 뇌 전체의 해부학적 영상을 얻었다. 또 뇌 부위를 900개의 작은 조각들로 잘라 조각마다 일어나는 6만여 개의 유전자의 활동을 화학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두 사람의 뇌에서 일어난 유전자 활동은 매우 비슷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사람마다 개성과 인지능력은 다르지만 인간의 뇌는 공통적인 유전자지도를 지니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또 전체 인간 유전자의 84%가 뇌에 어딘가에서 발현된다는 것도 보여줬다.

뇌 피질은 가까운 영역끼리 생화학적으로 더 닮아있었다. 연구진은 이것이 인간의 일생동안, 또 진화하는 동안 뇌 발달을 이해하는 데 응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뇌의 좌우반구는 분자적인 구조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언어 등 뇌의 한쪽 면에서 담당하는 기능 등이 회로망 등에 더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걸 시사한다.

뇌에서 세포 사이에 신호를 전달하는 시냅스에 관계된 유전자는 뇌 전체를 통해서 복잡한 조합으로 배치됐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는 시냅스의 종류가 엄청나게 다양하며 영역별로도 매우 다르다는 게 밝혀졌다. 영국 에든버러대 세스 그랜트 교수는 “시냅스 유전자에서 나타나는 돌연변이는 수많은 뇌질환과 연결된다”며 “뇌의 유전적 결함이 어떻게 뇌질환을 일으키고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분석해서 얻은 뇌 유전자지도의 상세한 내용은 온라인(www.brain-map.org)으로 공개해 다른 연구자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박태진 기자 tmt1984@donga.com

자료출처 : http://news.dongascience.com/PHP/NewsView.php?kisaid=20120922200002339175&classcode=01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