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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논문 조작 발각되면 대학 연구부총장이 위원회 꾸려 조사”


수브라 수레쉬(Subra Suresh)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총재(사진)는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기초과학을 포함해 과학기술 전반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여러 분야에서 한국과 새로운 협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한국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의혹과 관련해 미국의 연구윤리 제도를 묻는 질문에 “미국 대학에서는 연구 부총장이 별도 위원회를 구성해 논문 내용을 검토하고 NSF에서는 감사관이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수레쉬 총재는 MIT 교수를 지냈으며 2010년 9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NSF 총재로 임명됐다. 임기는 6년이다. NSF는 기초과학과 공학, 수학과학 교육 등 과학기술 전반에 걸쳐 연구를 지원하는 정부 기관이다. NSF 한해 예산은 70억 달러(약 8조2000억 원)에 이른다.

다음은 수레쉬 총재와의 일문일답.

- 유럽 재정 위기 확산 등 세계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미국의 연구개발(R&D) 지원 규모는 어떤가?

NSF의 임무는 기초과학과 공학을 지원하는 것이다. 경제 위기가 와도 이런 의무는 그대로다. 이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는 매년 NSF 예산을 늘려왔고 의회도 이런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내년 예산은 아직 승인이 나진 않았지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R&D 지원에서 NSF의 주요 역할을 무엇인가?

NSF는 사회과학과 경제학을 포함한 과학기술의 모든 분야를 지원한다. 컴퓨터공학의 경우 미국 대학 전체 예산의 80%를 NSF가 지원하고 있다. 나노기술에도 매년 4억 달러(약 4700억 원) 이상을, 에너지 기술에도 매년 비슷한 규모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극지연구는 NSF가 총괄하고 있다. 일단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개별 연구자를 선발해 지원한다. 또 혼자서 할 수 없는 공동연구의 경우에는 연구를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준다. 가령 천문학의 경우 초대형 망원경을 건설해 천문학자들의 관측을 돕고, 극지 연구자를 위해 극지를 탐사할 수 있는 선박을 건조하는 일이 포함된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연구에도 주력하고 있다.

- 연구자들의 연구 지속성을 위해 어떤 예산 시스템을 운영하나?

개별 연구자의 경우 평균 3년은 연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평가가 우수하게 나오면 5년까지도 주고 있다. 탁월하게 잘 하는 경우엔 10년까지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2011년 ‘컴퓨터과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Turing Prize)’을 수상한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유디 펄(Judea Pearl) 교수의 경우 NSF에서 25년간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최근 NSF는 ‘INSPIRE’라는 학제간 연구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여기에 참여하는 연구자들은 5년간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 한국은 기초과학연구원(IBS)을 개원하며 기초과학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기초과학 연구가 자리를 잡으려면 연구비 지원이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가?

NSF의 경우 나노기술, 공학 등 분야별로 센터를 통해 연구비가 지원된다. 특히 개별 연구자에게 큰 예산을 지원하는 경우에는 센터가 톱 수준의 과학자들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열어 어떤 분야를 연구할지 논의한다. 특히 장기적인 로드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천문학의 경우 국립과학학술원(National Science Academy)에서 전문가 200명이 모여 10년 마다 한번씩 미래 연구 분야를 담은 보고서를 낸다. 극지연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 한국과 어떤 부분에서 협업을 할 수 있나?

한미 간에는 이미 과학자들 사이에 많은 교류가 있는 것으로 안다. 가령 한국 대학원생들이 미국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대부분이 NSF에서 학비를 지원받는다. 이것도 일종의 한미 간 협력으로 볼 수 있다. 인력 교류도 활발하다. 올해 여름에는 미국의 대학원생 25명이 한국에 와서 ‘EAPSI(East Asia and Pacific Summer Institute)’ 프로그램에 참석한다. 학문적으로는 IT, 로봇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NSF의 남극 기지와 가까운 곳에 한국의 기지가 있어 극지 연구 협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자료출처 : http://news.dongascience.com/PHP/NewsView.php?kisaid=20120608200002308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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