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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황우석? 서울대 교수, 줄기세포 연구사진이…


미국 학술지가 서울대 줄기세포연구진이 게재한 논문에서 사진 중복 게재 논란이 일자 이를 철회했다.

질병과 관련된 생리현상을 다루는 미국의 ‘항산화 및 산화환원신호전달(ARS)’지가 올해 서울대 수의대 강수경 교수(46)가 이 학술지에 게재한 4편의 논문을 이달 모두 취소한 것으로 28일 밝혀졌다. 강 교수는 사람의 지방세포를 줄기세포로 바꾸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등 줄기세포 연구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 주목받던 연구자다.

8일 익명의 제보자는 ‘ARS’지 등 10종의 국제학술지 편집위원에게 강 교수가 교신저자로 된 논문의 사진 중복 게재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의 영문 e메일을 보냈다. 교신저자는 연구 전체를 책임지는 저자를 뜻한다. 제보자는 2006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강 교수가 교신저자로 발표한 논문 14편 각각에 대한 의혹을 70쪽 분량의 슬라이드 자료로 정리했다. 제보자는 각 논문에 포함된 일부 사진이 다른 논문에 게재했던 사진들이라고 주장했다. 즉 여러 논문에 같은 사진을 중복 게재했다는 것이다.

ARS 편집진은 현재 ‘단순 오류’인지 ‘고의’인지 판단하기 위해 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실수’가 포함됐다”며 “재실험을 거쳐 분명한 연구 결과를 내놓겠다”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이 국내에 알려지게 된 배경에는 2005년 황우석 박사팀의 논문 조작 의혹을 제기했던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브릭)’가 있다.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각종 연구 정보를 나누는 브릭에 강 교수에 대한 국제 학술지의 논문 철회 소식이 알려지자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서울대는 ARS 편집진의 최종 판단에 따라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줄기세포학회도 29일 학회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재웅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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