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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에 정보 기록·삭제 ‘생체 컴퓨터’ 개발 길 터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입력 : 2012-05-23 22:52:29수정 : 2012-05-23 23:56:56   

ㆍ미 스탠퍼드대 연구진 발표… 대장균DNA 배열 조정 성공

DNA에 정보를 저장하고 삭제했다가 다시 기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초기 단계이지만 대용량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생체 컴퓨터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세균을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에서 추출한 두 종류의 단백질을 대장균의 DNA에 삽입해 DNA 배열을 조정한 결과 이 대장균의 색깔을 바꿨다가 다시 돌이키는데 성공했다고 미 국립과학원회보에 21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대장균이 조명 밑에서 DNA의 배열에 따라 붉은색이나 초록색을 띠는 성질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연구진은 DNA 조작에서 서로 반대되는 효과를 지닌 두 종류의 단백질로 대장균의 색깔을 바꿔 DNA에 컴퓨터처럼 2진법으로 정보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DNA들이 한 방향으로 늘어서 있으면 0, 다른 방향으로 늘어서 있으면 1이 되는 셈이다.

 

연구진은 3년 동안 750차례에 걸쳐 단백질의 양을 수정해 투입하는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 대장균의 DNA에 8비트(컴퓨터에서 다루는 자료의 양을 뜻하는 최소 단위, 8비트는 1바이트)의 정보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하나의 DNA에 16번까지 정보를 기록하고 지우는 것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발전되면 생명체의 DNA에 대용량의 정보를 저장하고 다시 기록하는 게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장래에는 생체 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연구진을 이끈 스탠퍼드대의 생명공학자 드루 앤디는 “우리의 성과를 세계 과학자들에게 공개해 그들이 이 기술을 활용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통해 앞으로 생물의 DNA에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저장되는지를 연구하면 암 같은 질병들은 물론 노화의 비밀을 푸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료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5232252295&code=9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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