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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 콜로키움 류영준 교수 참석 ‘황우석 스캔들이 보여준 한국의 자화상과 그 극복의 움직임’

 

 

ㆍ논문조작 알린 류영준 교수“우리가 한 발 나아가려면, 재발을 방지하려면 복기를 해야 한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을 세상에 알린 류영준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병리학과 교수(42·사진)가 학문적으로 ‘황우석 스캔들’을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대학에서 병리학을 전공했지만, 서울대 의대에서 박사후연구원(PhD) 과정을 거치면서 생명윤리학을 공부했다.

 

 

 

류 교수는 2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열린 제2회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 콜로키움에 참석, ‘황우석 스캔들이 보여준 한국의 자화상과 그 극복의 움직임’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류 교수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2004년 ‘사이언스’에 논문을 낸 지 10년이 됐고, 2005년 연구용 난자에 대한 연구윤리 의혹이 제기된 지 9년째”라고 운을 뗐다.

그는 황 전 교수 연구실 핵심 연구원이자 2004년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의 1등 주역으로서 촉망받았다. 하지만 지도교수의 논문 조작을 세상에 알린 뒤 황 전 교수 지지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류 교수는 “ ‘황우석 스캔들’의 본질은 황우석 전 교수의 생존극이었다는 점에 있고 자신의 성공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남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9년 황 전 교수가 조계사에 가서 신도들 앞에서 모조 노벨상을 들고 말하는 장면이 유튜브에 아직도 올라와 있다. 그는 노벨상을 타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황우석 스캔들’이 가능했던 이유로 “국민의 묻지마 애국주의와 지식인의 역할 부재, 서울대를 나오고 외신에 나오면 대서특필하는 언론의 습성, 정치인의 무책임한 지원 등이 모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짚었다. 또한 “아직도 ‘황우석(전 교수와 관련됐다고) 뉴스’에 나오면 주가가 오르는 주식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황우석 사건’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류 교수는 “그 사건 이후 정부에서 연구윤리에 대해 투자하고 각 기관에서도 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생긴 게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연구 부정이 발을 못 붙이려면 연구 부정을 봤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무서워서 부정을 못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학생들 눈이 무섭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